LA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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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서 일하기 (11) : 전세계의 한국어 교사들LA 일상 2017. 11. 30. 02:13
한국어 교사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건 지난 여름쯤이다. 미국에 와서 두달 반 동안은 워크 퍼밋이 없어 취업을 할 수 없어서 ESL 수업을 듣는 것 이외엔 새로운 일을 경험해 보는 것이 쉽지 않았다.그러던 중 매년 8월에 교사 연수 워크샵이 열리는걸 알고 알아봤더니 교사가 아니더라도 참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덜컥 연수 참가 지원서를 내고 워크샵을 손꼽아 기다렸다. LA 문화원에서 전세계 곳곳에서 한국어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이기철 총영사와 오승걸 교육원장(요즘엔 교육원에서 자주 뵐 수 있다)도 처음 봤다.자신들의 노하우와 공유하고 내년에 나올 새로운 교재의 좋은점과 부족한점 등에 관한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나온 이야기들은 한국어 교사와 관련된 정책이나 교재 만드는데 반영된다.새로운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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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을 입었다.LA 일상 2017. 11. 29. 06:32
미국에서 두 번째 직장에 다닌지 3주째. 낯선 환경에다 외울 것도 무지막지하게 많다.게다가 영어도 서투른데다 일하는 속도도 안나서 애를 먹고 있다. 하루하루 더 나아지고 있는 것이라 믿으며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정신없이 일을 하다가 오븐에 손을 갖다댔다. 오른손 가락 일부가 자그마한 화상으로 얼얼했다. 흐르는 찬물에 손을 식혔지만 퇴근할 때까지 통증이 가라앉지 않았다. 미국은 약값 비싼데.약국으로 향하면서 약값 걱정부터 했다.미국엔 식료품, 옷, 가구 등은 저렴해서 좋은데 약값이나 병원비가 너무 비싸다.심지어 의료비 때문에 LA 홈리스가 더 늘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다. 미국 약국인 CVS를 찾았다.약국 직원이 약은 23번 코너에 있다고 알려준다.왠만한 약들은 다 진열되어 있어서 약사를 통해서 구입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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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서 일하기 (10) : 취업 사이트LA 일상 2017. 11. 28. 09:30
LA는 한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서 살고 있는 곳이다. LA에 살고 있는 한인들을 크게 분류해보자면 중학교 이전에 부모님을 따라 이민을 와서 정착한 사람들, 이들을 보통 한인 2세라고 부른다. 이들 중 일부는 어릴 때 부터 부모님으로부터 교육을 받아서 한국어를 잘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한국어를 잘 못하기도 한다. 그리고 미국에 이민 온 1세대들. 나처럼 남편과 함께 미국 이민을 온 사람들이다.대부분 한인 사회에서만 살아가기 때문에 영어를 잘 못하는 상태로 살아간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미국 회사에 취업을 했거나, 미국인들을 상대로 비지니스 하는 경우 영어를 잘한다.또 대학을 미국에서 나온 경우에도 영어를 곧 잘한다. 그래도 대부분 한국 특유의 악센트는 영어에 남아 있다.이들 이민 1세대의 자녀들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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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서 일하기 (9) : 스타벅스의 체계적인 시스템LA 일상 2017. 11. 27. 09:30
LA의 한 스타벅스에 취업한지 어느덧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다. 연이어 탈락의 고배를 맛본 후 운 좋게 합격한 매장이라 더욱 애틋하다. 주변에서 코리아 타운 한 가운데 있는 매장이라서 영어 쓸 일이 있겠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전혀 그렇지 않다. 한국어는 정말 드물게 쓰고 대부분 영어로 일한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은 전부 미국인이다. 나를 트레이닝 해주는 분은 흑인이다. 언니인 줄 알았는데 나보다 2살이나 어렸다.백인도 있고 남미 사람들도 있다. 2명 있는 한국인도 어릴 때부터 미국에서 살았던 사람들이라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편한 분들이다. 스타벅스는 직원이 한국어 쓰는 것을 장려한다. 특히 나이드신 한국 분들이 영어로 주문하고 대화하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오래 일한 직원들은 '안녕하세요',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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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새댁의 잼 만들기 (2) : 백설공주가 사랑한 사과LA 일상 2017. 11. 26. 09:30
어느날 문득, 냉장고에 두 달 째 방치된 파란 사과 세 개로 잼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미국 마트에서 구입한 과일들은 가끔 이렇게 유통기한이 길다.그 만큼 농약을 많이 쳤다는 것이다.샐러드도 한번 사두면 한달은 멀쩡해서 나를 놀래킨다.내가 먹고 있는 식재료들에 농약을 얼마나 쳤으면 이럴까 싶다. 가끔은 빨리 시들시들해지는 것들이 반가울 정도다. 한 달 이상 냉장고에 둔 식재료의 공통점은 신혼 부부 둘이서 먹기엔 양이 많거나 맛이 없어서다.사과나 파파야,파인애플 등 껍질이 있는 과일을 샀을 경우 맛이 없는 때가 간혹 있다. 농약을 많이쳐서 그런지 겉으로는 다 싱그럽게 생겼다 이 색이 고운 새파란 사과들을 먹을 땐 반드시 세척제로 씻어줘야 한다.적어도 흐르는 물에 30초는 씻어주는 것이 좋다. 물에 잘 씻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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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새댁의 잼 만들기 (1) : 새빨간 딸기잼LA 일상 2017. 11. 25. 09:30
미국이 한국보다 좋은 점 중 하나는 과일과 고기 등 식재료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대신 렌트비와 세금, 그리고 외식비가 비싸다. 그렇기 때문에 외식을 줄이고 식재료를 직접 구입해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 생활비를 많이 줄일 수 있다. 미국 이민 초기에 자주 만들어 먹었던 건 과일 잼이다. 딸기와 사과, 블루베리 등을 마트에서 자주 사먹었다.한국보다 가격이 싸다고 이것저것 샀더니 신혼 부부 둘이서 다 먹기엔 항상 남았다.그리고 한인 마트에서 파는건 질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가끔은 맛있지만 가끔은 맛이 없었다.맛있고 신선한 식재료를 사려면 무조건 미국 마트로 가야한다. 이러한 이유로 처음 도전했던 딸기잼 만들기. 준비물은 간단했다.딸기와 설탕만 있으면 충분하다. 어떤 사람들은 레몬을 넣어도 한다.레몬을 넣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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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브런치 즐기기 : I hop과 The Cottage La JollaLA 일상 2017. 11. 24. 09:30
미국에 오면 브런치를 즐겨야 할 것 같다.왜 어렸을 때 영화에서 뉴욕에서 브런치 먹는 장면을 많이 보지 않았던가.미국 사람들이 가장 자주가는 브런치 가게는 아마 I HOP일 것 같다.미국에선 I Hop이 맥도날드나 인앤아웃, 스타벅스 만큼 동네마다 있는 가게다. 우리집에서 한 블록 거리에도 아이합이 있다. 걸어서 5분도 안되는 거리지만 딱 한번 가봤다.자주갈 수 있는 가게라서 오히려 잘 안가게 되는 것 같다. 아무튼 딱 한번 I hop을 찾았던 날은 평일 런치시간이었다.유명한 체인점인 만큼 사람들로 북적였다. 모든 메뉴가 다 인기있을 만큼 맛있었다. 다만 이 음식들을 매일 먹으면 지금 살찌는 속도보다 훨씬 더 빨리 살이 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브런치가 가장 맛있었던 곳은(6개월간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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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의 첫인상LA 일상 2017. 11. 23. 09:30
LA에 도착하자마자 처음 간 곳은 산타모니카 비치다.공항에서 나를 픽업한 남편이 집으로 가기 전에 데려가준 곳 이다.그러니까 산타모니카 비치가 나에게 미국에 대한 첫 인상이다.지금이야 다른 바다가 훨씬 더 좋다는 생각이 들지만 당시 바다색이 어찌나 예뻐보였던지. 잊을 수 없는 첫 만남이었다. 주말인데다 메모리얼데이 연휴 기간이라서 사람들이 많았던 기억이 있다.해변에서 뛰노는 사람, 파도를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서퍼들도 보였고, 공놀이를 하는 사람들도 보였다.무엇보다 좋아보인건 돗자리를 깔고 캘리포니아의 뜨거운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이었다. 선탠 오일을 바른 뒤 엎드려 있기만 해도 행복했다. 그 덕에 지금은 얼굴뿐만 아니라 팔 다리까지 까맣다.한국에선 볼 수 없는 피부색과 살결을 가지게 됐다. 건강한 얼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