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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 새댁의 잼 만들기 (2) : 백설공주가 사랑한 사과
    LA 일상 2017. 11. 26. 09:30


    어느날 문득, 냉장고에 두 달 째 방치된 파란 사과 세 개로 잼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미국 마트에서 구입한 과일들은 가끔 이렇게 유통기한이 길다.

    그 만큼 농약을 많이 쳤다는 것이다.

    샐러드도 한번 사두면 한달은 멀쩡해서 나를 놀래킨다.

    내가 먹고 있는 식재료들에 농약을 얼마나 쳤으면 이럴까 싶다. 

    가끔은 빨리 시들시들해지는 것들이 반가울 정도다.


    한 달 이상 냉장고에 둔 식재료의 공통점은 신혼 부부 둘이서 먹기엔 양이 많거나 맛이 없어서다.

    사과나 파파야,파인애플 등 껍질이 있는 과일을 샀을 경우 맛이 없는 때가 간혹 있다. 

    농약을 많이쳐서 그런지 겉으로는 다 싱그럽게 생겼다 



    이 색이 고운 새파란 사과들을 먹을 땐 반드시 세척제로 씻어줘야 한다.

    적어도 흐르는 물에 30초는 씻어주는 것이 좋다. 

    물에 잘 씻은 사과는 잘게 썰어 준다. 

    잼으로 만들면 형태가 거의 없을테니 잘게 썰 수록 좋다.

    그리고 딸기나 블루베리 등과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사과의 2분의 1정도 양의 설탕과 함께 냄비에 투하한다.

    더 달게 먹고 싶거나 저장성을 높이려면 설탕을 더 넣어도 좋다. 

    나는 사과가 약간 덮이는 정도의 설탕을 넣는 것을 선호한다. 

    여기에 레몬이나 라임을 넣으면 향미가 좋아진다.

    라임은 남아있지 않았지만 전날 만들어둔 라임물을 조금 넣었다. 



    그리고 나서 중약불에서 10분 정도 끓이면 물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 때쯤 약불로 줄여준 다음 잼화 될 때까지 잘 저어주면서 졸인다. 

    졸이는 시간은 사과의 양에 따라 다르다.

    작은 크기의 사과 세 개를 졸이는데 약 3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잼화가 된 사과는 일단 갈변하는데 표면이 물컹물컹하고 반투명해 진다. 

    물이 거의 안보일 때쯤 불을 끄고 식히면 잼이 완성된다. 식히기만 해도 약간 남아 있는 물은 잼에 스며들어서 보이지 않는다.



     
    잼을 예쁜 유리병에 담고 싶었지만 이미 다른걸 담느라 다 써버려서 패스.

    잼을 식힌 뒤에 떠 먹기 좋은 그릇에 잘 담아두면 완성이다. 

    너무 새콤하기만 해서 먹기 어려운 사과는 이렇게 잼으로 만들면 적당히 달달해져서 먹기 좋아진다.

    만들었던 잼 중에 가장 맛있었다.


    처음 잼을 만들어 먹는 것이 유행했던 건 알렉산더 대왕 시절이다.

    백설공주가 허구의 인물이지만, 소설이 쓰여졌던 시절에도 잼을 만드는 방법이 널리 알려져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니 백설공주도 가끔 사과가 맛이 없는 날엔 잼을 만들어 먹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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