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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서 일하기 (9) : 스타벅스의 체계적인 시스템LA 일상 2017. 11. 27. 09:30
LA의 한 스타벅스에 취업한지 어느덧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다.
연이어 탈락의 고배를 맛본 후 운 좋게 합격한 매장이라 더욱 애틋하다.
주변에서 코리아 타운 한 가운데 있는 매장이라서 영어 쓸 일이 있겠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전혀 그렇지 않다. 한국어는 정말 드물게 쓰고 대부분 영어로 일한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은 전부 미국인이다. 나를 트레이닝 해주는 분은 흑인이다. 언니인 줄 알았는데 나보다 2살이나 어렸다.
백인도 있고 남미 사람들도 있다. 2명 있는 한국인도 어릴 때부터 미국에서 살았던 사람들이라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편한 분들이다.
스타벅스는 직원이 한국어 쓰는 것을 장려한다. 특히 나이드신 한국 분들이 영어로 주문하고 대화하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오래 일한 직원들은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의 짧은 한국어를 구사하기도 한다.
한국인에 대해서도 우호적이다.
그래서인지 한국인인 내가 영어를 잘 못하고 버벅대며 일을 배우고 있는데도 잘 도와준다.
누구 하나 빠짐없이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아직까진 스타벅스 커피를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
현재 4번의 트레이닝만 받은 상황이다.
변명을 하자면 스타벅스는 그 어떤 커피 가게보다 메뉴가 다양하다.
특히 땡스기빙데이나 크리스마스 등 홀리데이 시즌에는 특별한 메뉴들이 쏟아져 나온다.
배울 때는 이해했지만 뒤돌아서면 제조법을 까먹기 일쑤다.
오늘은 음료 제조법에 대한 설명이 담긴 카드로 공부도 했다.
처음엔 두꺼운 카드 두께에 식겁했다.
3일 뒤 다시 교육을 받으러 매장이 가기로 했는데 그날까지 최대한 공부해야겠다.
뿐만 아니라 컵에 일일이 써서 설명해준다.
전에 설명해준 내용을 다시 한번 설명해주면서 필요하면 필기도 하라고 했다.
반복학습까지 하도록 배려해주는 스타벅스 시스템에 놀랐다.
교육을 받고 있는 직원에게 일을 따로 많이 시키지 않는 것도 좋다.
땡스기빙데이라서 일을 돕지 못한 것은 미안하지만 일을 제대로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이날까지 느낀 것 중 가장 좋은 것은 일주일에 하나씩 가져갈 수 있는 커피(비아나 원두 등 어떤것이든 가능하다)를 하나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
그 주에 일을 적게하든 많이하든 누구나 똑같이 하나씩 가져갈 수 있다.
오늘도 스틱형태로 생긴 크리스마스 블렌딩 커피를 챙겨서 퇴근했다.
다음주엔 원두를 하나 챙겨올 생각이다.
하던 일과는 달라서 낯설지만 아무렴 어떤가.
새로운 커피를 마음껏 마실 수 있는 즐거움에 출근길 내 발걸음은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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