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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에서 일하기 (10) : 취업 사이트
    LA 일상 2017. 11. 28. 09:30


    LA는 한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서 살고 있는 곳이다.

    LA에 살고 있는 한인들을 크게 분류해보자면 중학교 이전에 부모님을 따라 이민을 와서 정착한 사람들, 이들을 보통 한인 2세라고 부른다. 이들 중 일부는 어릴 때 부터 부모님으로부터 교육을 받아서 한국어를 잘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한국어를 잘 못하기도 한다. 

    그리고 미국에 이민 온 1세대들. 나처럼 남편과 함께 미국 이민을 온 사람들이다.

    대부분 한인 사회에서만 살아가기 때문에 영어를 잘 못하는 상태로 살아간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미국 회사에 취업을 했거나, 미국인들을 상대로 비지니스 하는 경우 영어를 잘한다.

    또 대학을 미국에서 나온 경우에도 영어를 곧 잘한다. 그래도 대부분 한국 특유의 악센트는 영어에 남아 있다.

    이들 이민 1세대의 자녀들을 1.5세라고 한다. 

    1.5세와 2세의 기준이 모호하다. 기준이 딱 정해진 건 아닌데 중고등학교 부모님을 따라 이민 온 자녀들을 1.5세라 부르는 것 같고 사춘기에 접어들기 전, 아주 어릴 때 온 친구들을 2세라고 부르는 것 같다. 

    사람들마다 조금 다르게 부르는 것 같기도 하다. 여하튼 이들은 대부분 영어와 한국어를 둘 다 잘한다. 영어를 잘 못하는 1세대 부모님들의 통역도 도맡는다. 



    이민 1세대들에게는 취업의 장벽이 있다. 

    더욱이 나는 한국에서 영어 공부가 절실하지 않은 직군에 있었기에 이 곳에서 영어의 장벽이 높게 느껴졌다. 

    내가 취업할 수 있는 곳은 크게 세 가지 분류로 나눠진다. 영어가 전혀 필요 없는 한인회사.

    LA에 있는 대부분의 한인회사들이 영어를 크게 필요로 하지 않는다. 

    지난달까지 잠깐 일했던 한 여행업 관련 회사는 영어가 전혀 필요 없었다.

    비지니스 대상이 한인들과 LA를 찾는 한국인들이었기 때문이다.

    LA의 한인 사회가 크다보니 가능한 얘기다.

    한인들이 별로 없는 텍사스나 애리조나 등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회사들을 찾으려면 '라디오 코리아'나 JobkoreaUSA' 사이트에 들어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취업 공고 자체가 한국어로만 올라온다.

    하지만 이들 회사는 대부분 페이나 복지가 좋지 않다. 

    특히, 일부 유학생이나 관광비자로 미국에 온 사람들이 불법 취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대부분 월급을 캐쉬로만 받는다.

    월급 받은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다. 그리고 캐쉬로 월급을 주는 회사치고 괜찮은 회사를 찾는 건 어렵다.

    낮은 임금에 형편없는 복지로 회사를 운영해야만 하는 회사들인 것이다.

    아무렴 어떤가 미국에서 계속 살기 위해서 이 방법을 택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특히, J-1 인턴 비자나 학생 비자로 왔다가 미국에 더 체류하기 위해서 대학원 등(일부 대학원은 영어 점수 없이 쉽게 입학 가능하다. 공부를 목적으로 들어가는 곳은 아니라고 전해들었다.)에 등록해 학생 신분(F-1 비자)을 연장한다.

    그리고 캐쉬로 월급을 주는 한인회사에 취업해 미국에서 살아간다.

    이렇게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트럼프 정부가 이민자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들이 공항에서 적발돼 미국에 다시 못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다.

    내가 잠깐 다녔던 회사는 이 정도까진 아니었다.

    체크로 월급을 꼬박꼬박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베네핏은 역시나 좋지 않아서 오래다닐 수 있는 회사는 아니었다. 


    그 다음은 영어 능력이 반드시 필요한 한인 회사다.

    한인 은행이나 한인 언론사 등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한인 회사들이 해당된다.

    원서를 쓰면서 신분 확인 절차도 꼼꼼히 하는 편이었다.

    우리은행 아메리카의 경우 영주권자 이상 취업이 가능하다는 전제 조건이 붙었다. 

    한인 언론사는 영어 기사를 번역한 뒤 한국어로 기사를 쓰는 면접을 보기도 한다.

    콘텐츠 진흥원도 면접을 영어로 본다고 전해들었다.

    이런 회사들은 대부분 베네핏이 괜찮다. 직원에 한해서는 헬스케어와 401K(연금) 등 모든 혜택을 제공해준다. 

    하지만 작은 병원의 행정직 등은 경우 영어 구사 능력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베네핏이 결코 좋지 않다. 

    그런걸 보면 회사 규모에 따라 월급이나 베네핏이 각각 다른 것 같다. 

    이런 회사들도 대부분 잡코리아USA나 라디오코리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부분 영어로만 일해야 하는 미국회사. 

    미국회사들은 기본적으로 한인 회사보다 임금 테이블이 높다.

    베네핏도 말도 안되게 좋다. 

    최근에 내가 취업한 스타벅스가 한인 언론사보다 베네핏이 더 좋다고 자부한다. 

    미국에선 헬스케어가 없어서 홈리스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면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만큼 베네핏이 중요하다. 

    나처럼 한국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 그나마 진입할 수 있는 건 korean speaker을 찾는 경우다.

    한 달 전쯤 한 미국 기관에 면접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인들을 위해 운영되는 기관이지만 미국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아서 운영되는 곳이다. 

    그래서 일하는 직원들이 대부분 한국어 보다 영어가 더 편한 한인 2세들이다.

    면접을 보는데도 그들은 영어로 질문했고 나는 한국어로 대답했다. 그들은 한국어를 대부분 잘 이해하지만 스피킹이 편하지 않다고 했다. 

    이 회사들은 인디드나 몬스터 등 미국 채용 사이트에 채용 공고를 올린다.

    스타벅스도 인디드에 가끔 공고가 올라오는데 스타벅스 채용 사이트로 직접 들어가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사이트니 당연히 영어로만 공고가 올라왔다. 

    사이트에서 korean speaker 혹은 Korean이라고만 검색해도 한국어 구사 가능한 직원들을 찾는 공고를 걸러낼 수 있다. 

    미국에 왔는데 영어를 못한다고 일을 하지 않을 필요는 없다.

    노력여하에 따라서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다.

    아메리칸 드림은 여전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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