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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병이 도졌다.
이틀 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서 요양을 했다.
흰죽과 따뜻한 물만 마시면서 쉬었다.
그토록 다이어트를 하려고 했을 땐 체중이 0.1kg도 안 빠지더니 아프니까 살이 쑥 빠진다.
눈 밑에는 다크써클이 한가득하다.
문득, 달력을 보니 세탁소에 옷을 찾으러 가야하는 날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틀 전 세탁소에 옷을 잔뜩 맡겼다.
미국에 온지 벌써 6개월이나 지났는데 그 동안 남편이 세탁도 하지 않은 옷을 입고 다닌걸 생각하니 마음이 안좋았다.
미국 세탁비가 엄청 비싸다는 생각에 지레 겁을 먹고 세탁할 생각을 못했다.
미국에 오니 자연스럽게 알뜰해진다.
한국에서 남편과 나의 소비 패턴을 생각하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둘다 너무 바빴고, 쉬는 날에도 함께 술을 마셨고, 음식은 대부분 사먹었다.
평소에도 늘 누군가 만나는 직업군이었기에 그러려니 했다.
월급의 대부분을 먹고 즐기는데 썼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너무 낭비했다.
아무튼, 아픈 몸을 이끌고 세탁소로 향했다.
집에서 걸어서 10분도 안되는 거리의 세탁소인데,
회사 다닐 때, 사장님과 점심 먹으러 가면서 봐뒀던 곳 이다.
세탁소 이름은 Chapman Cleaners.
위치는 대략 6가와 사우스 캔모어에 위치해 있다.
비비큐 치킨 바로 옆집이다.
맡긴 옷은 모두 7벌.
정장 자켓 3벌과 정장 바지 4벌.
정장 자켓과 바지 한벌 세탁 맡기는데 13불이다.
3세트에 39불이고.
정장 바지 하나 추가해서 7불 더
총 46불이다.
팁을 줘야하나 싶어서 챙겨갔는데 사장님께서 46불 달라는 말씀만 하셨다.
단, 현금만 받는다.
혹시나 해서 카드 챙겨갔는데 카드 단말기도 안보인다.
한국보다 조금 더 비싸긴 하다.
한국에선 1000세대가 넘는 대형 오피스텔에 살았는데 주상복합이라서 세탁소 아저씨가 같은 건물에 있었고, 세탁물 수거와 배달도 공짜로 다 해주셨다.
가격도 엄청 저렴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에 비하면 비싸지만 LA 세탁비가 비싸다는 얘길 워낙 많이 들었던 터라 그러려니 했다.
세탁은 깔끔하게 잘 된것 같다.
세탁한 옷을 들고 집으로 총총 걸어오다가 집 바로 앞에 있는 세탁소를 발견했다.
다음번엔 그 곳으로 가야겠다.
한 블럭 사이에 한인 세탁소가 또 있을 줄이야.
이러니, LA는 한인들이 살기에 불편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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