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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서 일하기 (2) : 직업에 대한 단상LA 일상 2017. 10. 26. 14:17
# 한국에서는 3년 동안 방송기자로 일했다.
기자 일 자체에는 보람을 느꼈고 일을 하면서 행복했다.
경쟁이 심했지만 그럭저럭 잘 적응했다.
하지만 복지나 처우 등이 더 좋은 매체로 옮기고 싶어서 아등바등 했다.
지역에서 일하는 것도 별로라고 여겼다. 스스로 중앙의 매체들과 비교하면서 속이 상했다.
더욱이 회사의 수익과 연관되는 일은 할 땐 불평불만이 넘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가 된 걸 후회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다.
# 최근 한 한인 방송사 시험을 봤다.
한국에 있을 때 가장 가고 싶어했던 매체였다.
우연히 원서를 넣었는데, 갑자기 경력 기자 시험을 보게된 것 이다.
기사도 쓰고(영어 기사 3장 읽고 한국어로 리포트 쓰기, 인터뷰는 영어 기사에서 발췌, 스탠딩 멘트 포함) 카메라 테스트도 했다.
일주일째 몸살로 고생하던 날이었고, 영어로 된 정치기사를 이해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던 기억만 남아있다.
경쟁자는 이미 LA에서 기자로 일했던 사람이고, 시험 치기 며칠 전부터 내정자라는 소문도 건너건너 들었던터라 크게 기대하진 않았다.
다만 도전은 멈추지 않으리라.
# 이 곳 언론사들은 늘 인력이 부족하지만 사람을 잘 뽑지 않는다.
상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 LA에서 가장 큰 한 라디오 방송사는 남자 기자만 찾고 있다. 최근에 일하던 남자 기자들이 다 나가서라는 얘기가 있다.
- 다른 방송사들 원서를 쓰면서(심지어 채용 공고가 없는 곳에도 원서를 썼다. 상시지원이라고 하면서.) 한 신문사에 원서를 그냥 넣었는데 전화가 왔다. 사실, 방송국에서 오는 전화인 줄 알고 받았다. 일할 생각은 없었지만 호기심에 이것 저것 질문도 해봤다. 결론은 신분 때문에 일을 할 수 없었다. 일을 할 수 있었어도 그 회사는 좀 아닌 것 같다고 이미 결론은 내렸었지만. 시스템이 최악인 언론사인 듯. 한국 언론사에 있을 때 보다 더 힘들게 살아야 할 것 같았다.
- 시험을 봤던 회사는 가고 싶었던 회사 중 한 곳이었으나 시험을 잘 본것 같진 않다. 생각보다 회사 규모가 작았고, 필드에서 뛰는 기자는 현재 2명 밖에 없는 것 같다. LA 언론사 규모를 너무 크게 보면 안된다.
- 가고 싶다고 생각 했던 매체가 딱 2곳인데 그 중 하나는 내가 워크퍼밋을 받기 두 달 전에 이미 기자 채용을 해버려서 당분간 채용 계획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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