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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인권상 수상 축하하며LA 일상 2017. 10. 16. 11:01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1000만 여명의 국민들이 독일의 비영리 공익 정치재단인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의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특정 단체나 개인이 아닌 특정 국가의 국민이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이 인권상이 제정된 1994년 이후 처음이란다.
나도 수상자고, 내 손을 잡고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퇴진'을 목 놓아라 함께 외쳤던 남편도 수상자, 광화문 광장에서 만났던 Y사 선배와 그의 전 여자친구도 수상자가 됐다.
그날 그 곳에 있었던 모든 사람이 인권상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그 날의 기억을 되짚어보면 거리는 늘 뜨거웠고, 축제 현장 같았다.
마무리는 항상 술잔을 기울이는 것이었고, 분위기는 매번 좋았다.
술이 쓴 날이 없었다.
"민주적 참여권의 평화적 행사와 평화적 집회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필수 요소인데,
한국인들의 촛불집회가 이 중요한 사실을 전 세계 시민들에게 각인시키는 계기 됐다는 것."
재단이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을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다.
무척이나 자랑스러웠다.
LA에서 이 소식을 접하면서, 절대 미국 시민이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했다.
대한민국 국민인것이 자랑스럽다.
하지만 광장에서 국민들이 촛불을 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는지 잊지 말아야 한다.
안타까움에 기쁘기만 했던 마음도 주춤했다.
축배를 들기에는 희생이 너무 컸기 때문일까.
며칠전 회사 직원분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광화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촛불 시위가 있었던 그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 때 당시 LA의 분위기는 어땠을까.
이 곳에서도 수 많은 교민들이 촛불을 들고 일어났을까.
직원분의 대답은 남의 나라 상황인것 처럼 들렸다.
한국 국내에서 일어난 일까지 LA 교민들이 따라서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월드컵때는 꽤나 많은 사람들이 라디오 코리아 앞 광장에 모였다며 자랑한다.
순간 멍 해졌다.
혹시 내가 LA에서 10년이라는 세월을 보낸다면 그 분과 같이 될까봐 걱정이 앞섰다.
물론 실제로 다른 LA 교민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 따로 알아 보진 못했다.
다만 대한민국 국적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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