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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에서 일하기 (16) : 스타벅스의 선물들
    LA 일상 2017. 12. 15. 03:09

    스타벅스에서 일을 하면 종종 손님들이 팁을 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동네 마다 팁이 잘 들어오는 매장이 있다. 

    백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일 수록 팁 문화가 발달해 있고, 할리우드 같이 관광지에서도 팁이 후하다.

    내가 일하는 매장은 LA에서 가장 바쁜 매장인데 비해 팁이 많은 편은 아니다.

    이민자들이 많은 동네라서 그런걸 수도 있다는 이야길 전해들었다. 

    이민자들은 삶이 팍팍하기도 하고, 팁 문화에 익숙하지 못해서 팁을 많이 내지 않는 편이다.


    사실 내가 그렇다. 

    아직 팁을 15% 이상 내는것에 익숙지 않다.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나면 계산기를 두드려서 딱 15%만 팁으로 준다. 

    더 이상은 왠지 아까운 기분이 든다. 



    여하튼 이렇게 한푼 두푼 모인 팁은 스타벅스 직원들이 정확히 n분의 1로 나눠 가진다.

    지난주에 처음으로 팁을 받았다.

    3주 동안 일해서 받은 팁은 모두 31불. 

    많지는 않지만 쏠쏠했다. 



    스타벅스는 팁을 팁봉투에 담아서 준다. 

    나는 가끔 스타벅스가 직원에 대하는 태도에서 감동을 받는다. 

    팁을 받았던 날도 그 순간 중 하나다.


    팁을 받은 사진을 남편에게 보내줬더니 

    고생해서 돈 벌게 한 것 같아서 짠하단다.

    아무렴 어떤가. 

    이 또한 지나갈텐데.



    며칠 전에는 출근하자마자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백인 매니저가 손수 한땀한땀 만든 것이라고 했다. 

    카드까지 꽂혀있어서 볼 때 마다 기분이 좋아졌다.

    (사탕은 어제 조카들이 집에 와서 전부 다 먹었다) 


    또 어젠 스타벅스 애리조나 대학교 담당자가 연락왔다.

    학교 진학에 관한 상담을 위해서다.

    정말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스타벅스로 부터 메일이나 우편물, 전화 등을 받는다.

    내가 직장에 만족하고 있는지 등에 관한 설문조사도 하고 학교 상담, 베네핏 안내 등을 위해서다. 

    케어받고 있는 것 같아서 안정감 마저 든다. 


    연말이 지나면 새 직장에 다녀야해서 스타벅스를 관둬야 할지도 모른다.

    스타벅스가 내게 준 선물들이 쌓여갈 때 마다 마음 한켠에 아쉬움이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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